<8뉴스> 학교 앞에도 사행성 게임기…어린이도 '도박 중독'

도박 열풍 속에 사행심으로 병들어가는 것은 어른들 만이 아닙니다. 사행성 게임은 어느새 우리 아이들의 등·하굣길까지 점령하고 있습니다.

권기봉 기자가 그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의 한 문구점.

아이들이 몰려들어 뭔가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100원짜리 동전을 넣고 하는 뽑기 게임입니다.

1등 상품은 5천원짜리 상품권.

원금의 50배입니다.

상품권으로 책이나 문구를 살 수도 있고 인터넷 게임도 할 수 있습니다.

[초등학교 3학년 학생 : (어떤 걸 상품으로 주는 게 좋아?) 문화상품권. 일단 돈으로 쓸 수 있으니까.]

슬롯머신을 흉내낸 코인 뽑기 게임도 있습니다.

100원짜리 동전을 넣으면 최고 100배에 해당하는 1만 원 어치 코인이 쏟아집니다.

코인은 역시 현금이나 다름 없습니다.

특히 이런 사행성 뽑기 게임을 들여놓은 문구점들은 대부분 학교 주변에 집중돼 있습니다.

일부 어린이는 이미 중독 상태입니다.

[초등학교 4학년 학생 : 공부할 때도 그것만 하고 싶고 공부할 때나 잠자기 전에 뽑기 게임을 아예 집에다 사다 놓고 싶기도 하고...]

문화관광부 고시상 문구점에는 경품을 주는 뽑기 게임기를 설치할 수 없습니다.

단속해야 할 경찰은 인력 부족을 탓합니다.

[단속 경찰/서울 동대문경찰서 : 단속이란 게요. 다 많이 깔렸잖아요. 거기 다 투입될 수 없고... 경찰력이 많아서 1대1로 붙으면 충분히 해보겠는데...]

어른들의 얄팍한 상술에 아이들이 서서히 도박에 중독돼가고 있습니다.

(SBS 2006-8-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