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성 위성에서 얼음·수증기 확인… “원시생명 존재 가능성”
토성 탐사선 카시니호가 23개의 토성 위성 중 하나인 엔셀라두스의 지하에서 지표면으로 물이 분출돼 나온 증거를 발견해 생명체 존재여부를
둘러싸고 과학계가 흥분하고 있다.
이는 지구 이외의 곳에서는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없다는 통념을 뒤집는 것으로, 생명체가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될 경우 행성 연구에
대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엔셀라두스는 지름 500㎞로, 지름이 3476㎞인 달에 비해 약 7분의 1 규모이다.
과학 전문잡지 사이언스는 최신호(10일자)에서 토성 궤도를 순회하고 있는 카시니호가 최근 보내온 영상을 미 우주 과학연구소 영상분석팀이
분석한 결과, 엔셀라두스 남극에서 수증기와 얼음입자로 이루어진 간헐천 분출물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 간헐천은 미국 옐로우스톤 국립공원에 있는 간헐천과 같은 형태로 여겨지고 있다. 과학자들은 이 위성에 생물체가 존재한다면 극한 조건에서
살아갈 수 있는 원시생명체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하고 있다.
연구소의 이미지 분석 책임자 캐롤린 포코는 “이는 앞으로 행성 탐사계획의 방향을 재정립할 계기가 될 것”이라며 “이제 엔셀라두스는
우주생물학 연구의 최우선 대상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번 발견은 엔셀라두스의 지표면 아래에 생명의 필수요소들이 존재할 가능성을 말해주는 것”이라면서 “생명체는 액체상태의 물과
유기물질을 필요로 하는데 엔셀라두스에는 이 두 가지가 모두 있다. 카시니호가 채집한 자료에는 메탄과 이산화탄소, 프로판 등 몇몇 유기물질이
들어있다”고 말했다. 생명체가 존재하기 위해선 물을 비롯해 안정적인 열 에너지, 적당한 화학반응 등 몇 가지 요소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지적이다.
그러나 미국 항공우주국(NA SA) 우주생물학연구소의 데이비드 모리슨 선임연구원은 엔셀라두스가 생명체가 살 수 있는 곳인지 여부에 대해
성급하게 판단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카시니호는 1997년 발사됐으며 2004년에 토성 궤도에 진입, 토성의 고리와 위성을 탐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