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史 수호 본격 시동

국회가 23일 최근 중국 정부의 역사 왜곡과 관련, ‘고구려사 왜곡 대책특위’ 구성 결의안을 통과함에 따라 특위 활동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최근 과거사 진상 규명 등을 둘러싸고 격론을 벌이던 여야가 모처럼 ‘초당적 대응’ 자세를 보여준 셈이다.

당내 ‘고구려사 왜곡대책특위’를 구성한 한나라당과 권영길 의원을 특위 위원으로 내정한 민주노동당 외에 열린우리당도 통외통위 소속 의원을 중심으로 조만간 인선을 마무리할 예정이어서 여야는 이번주 중 위원장 선임을 포함, 특위 구성을 완료한 뒤 내주부터 본격 활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중국의 역사 왜곡은 이미 덩샤오핑(鄧小平) 시절부터 치밀하게 계획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 만큼 대응 방안도 체계적인 중·장기 대책이어야 실효성을 거둘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에 따라 이미 정부와 우리당이 준비중인 정부 차원의 고구려사 연구 지원과 같은 방안이 심도있게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우리나라 대학 강단에 고구려사 전공 교수가 2명에 불과한 상황에서 중국의 역사 왜곡에 대응하기 위해선 상고사에 대한 체계적 연구를 통한 근본대책이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당정은 현재 연간 50억원 규모의 고구려연구재단 예산을 내년에는 대폭 확대하기로 교육부와 의견을 모은 상태다.

실제 최근 중국을 방문하고 온 우리당 ‘바른정치실천연구회’ 소속 의원들은 하나같이 중국 학자들이 ‘확신범’의 수준으로 역사 왜곡에 앞장서고 있는 만큼 체계적인 중·장기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정장선 의원은 “현지를 둘러보니 우리 정부가 단기적 대응보다 민간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대응논리를 만들어가는 등 치밀하게 대처하는 게 좋겠다는 판단이 들었다”고 밝혔다.

러시아 등 주변국들과의 전방위 외교 채널 가동과 함께 남북한 공동 대응 방안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지난 13일 우리당 정봉주 의원, 한나라당 고진화 의원 등 여야 일부 의원들이 이 방안을 제기한 바 있다.

현재 국회 교육위를 중심으로 통일부에 방북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는 상태다.

이같은 공동 대응 추진 과정이 좋은 선례를 남길 경우 ‘독도’ 및 ‘동해 표기’ 문제를 둘러싼 일본의 역사 왜곡에 대해서도 향후 공동 보조를 맞출 수 있는 밑거름이 될 전망이다.

(세계일보 / 이철호 기자 2004-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