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중국과의 역사전쟁 공동대응'
[앵커멘트] 남북한은 중국이 고구려사를 중국에 편입시키려고 시도하면서 야기된 역사전쟁에 이례적으로 손을 잡고 강력히 대응하고 있다고 미국의 AP통신이 보도했습니다. 이 통신은 남북한과 중국의 역사분쟁은 미래 동북아 정세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워싱턴에서 배석규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지난주 워싱턴포스트는 중국의 관변 학계가 고구려가 고대 중국 왕조의 일부였다고 주장하면서 한국인의 민족감정이 고양되고 있다고 상세히 보도했습니다. 오늘은 AP통신이 이같은 움직임을 전하면서 남북한이 함께 손을 잡고 중국의 주장을 역사왜곡이라고 반박하며 강력히 대응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통신은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받는 사회과학원 산하 학자들이 동북아 프로젝트, 즉 이른바 ’동북공정’을 통해 고구려를 고대 중국의 지방 민족 정권으로 규정하면서 역사전쟁이 야기됐다고 전했습니다. 특히 고구려가 중국의 왕조에 조공을 바치고 군신관계를 유지했다는 중국 측의 주장은 남북한 학자들 모두를 격분하게 만들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면서 남북한과 중국의 역사분쟁은 미래의 국경선 설정에 영향을 주고 지역 정세를 불안하게 만들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 통신은 한국은 중국의 주장을 역사 왜곡이라고 강력히 반박하면서 중국을 비난하는 천만 명 서명 운동을 전개하는 등 민족감정이 들끓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또 한국 정부는 한중 두 나라 사이의 정서를 자극하는 분쟁을 원치 않지만 결코 물러서지 않겠다는 강력한 자세로 중국 측의 주장에 대응할 학자들의 학술 연구활동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중국이 북한에게 가장 중요한 맹방이기는 하지만 북한의 언론들은 중국이 그들의 이익을 위해 역사를 왜곡하고 있다는 비난을 멈추지 않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북한은 고구려가 한반도 역사상 가장 전성기였다고 지적하면서 미국과 같은 외국 세력에 대항하는 군사적 대응자세를 고구려에서 본받을 것을 가르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중국과의 역사분쟁은 남북한이 드물게 서로 손을 잡고 공동대응을 시작하도록 만들었다고 지적하면서 한국은 북한의 고구려 유산이 유네스코의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되도록 적극 지원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통신은 ’코리아’는 고구려에서 나온 이름이라고 전하면서 남북한의 교과서는 온돌을 사용하고 된장을 먹는 등 고구려인들의 관습이 현재 한국인의 생활로 이어진 것으로 기록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AP 통신은 학자들의 말을 인용해 중국의 고구려사 편입 시도는 남북한이 통일될 경우 피난민의 대거 유입과 영토 분쟁 등에 대비하려는 포석에서 나온 것으로, 동북아시아의 미래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YTN 20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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