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의 먹을거리와 옷
고구려인들은 만주 산골에 살았기 때문에 음식이 풍족하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하지만 초원과 들판, 산골, 바다, 큰 강이 골고루 있었기 때문에 음식 종류가 다양했어요. 보리, 피, 조를 재배했고 나중엔 쌀도 있었지요.
특히 콩은 특산물이라 된장을 만들기도 했어요. 소나 돼지 등을 키웠고 사슴, 호랑이 같은 짐승도 사냥했어요. 초원에다 양을 방목(놓아서
기름)했습니다. 당연히 양젖도 마셨겠죠. 강과 바다에서 물고기도 잡았고, 동해에서 고래잡이를 한 기록도 남아 있어요.
음식은 창고에 저장해 놓고, 부뚜막을 설치한 주방에서 요리했습니다. 다양한 질그릇에 담아 꼭 다리가 높은 상에 차려놓고 먹었답니다.
중요한 행사엔 하늘과 산천(산과 강)에 음식을 바치면서 예의를 표했다고 해요. 고구려인들은 술도 잘 담갔던 모양입니다. 곡아주(曲阿酒)라는
술은 중국에서 유명했다니 어쩜 수출품이었는지도 모르죠.
고구려인들은 무엇을 입었을지 궁금하지 않나요?
고구려인들은 삼베, 비단, 가죽으로 옷을 해서 입었다고 해요. 양가죽, 돼지가죽, 곰가죽, 표범가죽 옷을 즐겨 입었을 겁니다. 나중에
발해인들은 이런 가죽을 일본에 엄청나게 수출했거든요. 고구려도 값비싼 담비가죽을 삼국지에 나오는 오나라의 손권에게 수출한 적이 있어요.
고조선의 양잠기술을 이어받아 비단옷을 지어 자수를 놓고, 금과 은으로 화려하게 꾸몄어요.
교과서에는 문익점이 목화를 처음 보급한 것으로 쓰여져 있지요? 최근 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고조선 때부터 목화와 비슷한 식물을 재배해
면옷을 지어 입었다고 해요. 고구려인들도 면옷을 지어 입었어요. 하지만 서민은 거친 베옷을 입었죠. 여인들은 바지를 즐겨 입었는데, 말을 타고
활동적이라 그렇답니다. 장천 1호분, 무용총, 수산리 벽화 등을 보면 옷 모양이 다양했고, 무늬도 표범처럼 아주 역동적이고 개성이 강한 것을
좋아한 것 같아요.
그런데 고구려인들의 옷 가운데 가장 특징적인 것이 뭔줄 아세요? 바로 흰옷입니다. 고구려인들은 부여인들처럼 흰옷을 즐겨 입었답니다. 흰빛은
신성함을 의미하고, 하늘과 햇빛을 상징하거든요. 고구려인들은 자신이 해의 자식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모자도 즐겨 썼답니다.
물론 추위를 막기 위해서이지만 다른 이유도 있어요. 왕족이나 귀족은 모자에 1, 2개의 새깃을 꼽았습니다. 천손(하늘의 자손)민족으로
자부했기 때문입니다. 서민도 마찬가지로 고깔모자를 썼습니다.
<윤명철 동국대 겸임교수·문학박사>
(어린이동아 2004-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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